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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땅겨 이러쿵

철원은 지금이 봄이에요

by 구미땅겨 202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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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땅겨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은 철원의 민북지역이에요.

이곳은 봄꽃이 이제 막 피어나고 있어요.

일주일 전만 해도 개나리가 한창이었는데

요즘은 벚꽃이 만발하고 있어요.

구미땅겨가 작업하는 곳은 민간인 통제구역

이다 보니 정말 조용해요.

​작업에 참여하는 작가들만

들어오는 곳이라 군인들 외엔

사람이 없어요.

 

 

철원군에서는 안보관광지라고 해서

구미땅겨가 작업하는 평화 생명 미래의 숲

주변을 탐방하는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작업하느라 알아보진

못했어요. 철원에 사시는 작가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4인 이하 승용차만 신청되고,

하루 2회 가능하다고 해요.

DMZ 평화관광 안내센터에

문의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몽골텐트와 주변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여긴 평화 생명 미래의 숲 주차장인데

현재는 우리의 작업장인 거죠.

여기서 구미땅겨가 하는 일은

전쟁 잔해물을 작품으로 변신시키는

일은 하고 있어요.

오전부터 시작된 일은 늦은 오후에

마무리되는데 점심은

무조건 도시락이랍니다.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에 제육~~

넘 맛있었어요.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요.

다이어트는 저 멀리~~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작업 전까지

잠깐의 휴식시간이 생겨요.

요 때를 이용해서 평화공원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어요.

너무 넓어서 3분의 1 정도

돌아 본 것 같아요.

 

 

 

나무도 다양하게 많이 심어져 있는데

아직은 새 잎이 돋아나지 않아서

조금은 허전해 보이지만

개나리꽃이 피고 벚꽃이

피었으니 이 나무들도

새잎을 곧 꽃피우겠지요~~

 

 

 

 

개나리가 너무 화사하게 피어 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새삼스럽더라고요.

밑에서 올라갈 때 벚꽃도 다 지고

옅은 초록 잎이 올라오는 걸 봤었는데

철원에는 이제 봄이구나 싶었어요.

 

 

 

여기 이렇게 이쁘게 개나리가 피었는데

곱다고 이쁘다고 좋아할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편안해 보이는 이 정자까지

정말 뭐랄까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3일째 되는 날 발견한 기념 식수와 타임캡슐은

구미땅겨가 사는 곳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구나 하는 걸

확실하게 느끼게 해 주었어요.

 

 

 

봉인된 날짜는 있는데

개봉은 언제가 가능할까?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사는 게 바빠서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잊고 살아가는 게 참 많은데

그중 하나가 우리의 분단 현실이

아닌가 싶어요.

밖에서 바라볼 때는 엄청 위험한 국가라는데

현실 속의 나는 치열한 하루살이 중이라

분단에 대해 생각해 볼 여력도

시간도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철원은 지금이 봄이에요

 

작업하는 순간순간 지금은 계속

생각이 되더라고요.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많은 분들의 피가

스며서 만들어진 걸 말이에요.

 

 

이 이름 모를 꽃은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라났더라고요.

사람들이 걸어 다녔으면 피어나지

못 했을 꽃인데

이곳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많이 피어나있더라고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금 작업하면서

격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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