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땅겨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은 철원의 민북지역이에요.
이곳은 봄꽃이 이제 막 피어나고 있어요.
일주일 전만 해도 개나리가 한창이었는데
요즘은 벚꽃이 만발하고 있어요.
구미땅겨가 작업하는 곳은 민간인 통제구역
이다 보니 정말 조용해요.
작업에 참여하는 작가들만
들어오는 곳이라 군인들 외엔
사람이 없어요.
철원군에서는 안보관광지라고 해서
구미땅겨가 작업하는 평화 생명 미래의 숲
주변을 탐방하는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작업하느라 알아보진
못했어요. 철원에 사시는 작가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4인 이하 승용차만 신청되고,
하루 2회 가능하다고 해요.
DMZ 평화관광 안내센터에
문의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 몽골텐트와 주변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여긴 평화 생명 미래의 숲 주차장인데
현재는 우리의 작업장인 거죠.
여기서 구미땅겨가 하는 일은
전쟁 잔해물을 작품으로 변신시키는
일은 하고 있어요.
오전부터 시작된 일은 늦은 오후에
마무리되는데 점심은
무조건 도시락이랍니다.
철원오대쌀로 지은 밥에 제육~~
넘 맛있었어요. 하나도 남기지 않았어요.
다이어트는 저 멀리~~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작업 전까지
잠깐의 휴식시간이 생겨요.
요 때를 이용해서 평화공원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어요.
너무 넓어서 3분의 1 정도
돌아 본 것 같아요.
나무도 다양하게 많이 심어져 있는데
아직은 새 잎이 돋아나지 않아서
조금은 허전해 보이지만
개나리꽃이 피고 벚꽃이
피었으니 이 나무들도
새잎을 곧 꽃피우겠지요~~
개나리가 너무 화사하게 피어 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새삼스럽더라고요.
밑에서 올라갈 때 벚꽃도 다 지고
옅은 초록 잎이 올라오는 걸 봤었는데
철원에는 이제 봄이구나 싶었어요.
여기 이렇게 이쁘게 개나리가 피었는데
곱다고 이쁘다고 좋아할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편안해 보이는 이 정자까지
정말 뭐랄까 쓸쓸하게 느껴졌어요.
3일째 되는 날 발견한 기념 식수와 타임캡슐은
구미땅겨가 사는 곳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구나 하는 걸
확실하게 느끼게 해 주었어요.
봉인된 날짜는 있는데
개봉은 언제가 가능할까?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사는 게 바빠서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잊고 살아가는 게 참 많은데
그중 하나가 우리의 분단 현실이
아닌가 싶어요.
밖에서 바라볼 때는 엄청 위험한 국가라는데
현실 속의 나는 치열한 하루살이 중이라
분단에 대해 생각해 볼 여력도
시간도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작업하는 순간순간 지금은 계속
생각이 되더라고요.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많은 분들의 피가
스며서 만들어진 걸 말이에요.
이 이름 모를 꽃은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라났더라고요.
사람들이 걸어 다녔으면 피어나지
못 했을 꽃인데
이곳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으니
이렇게 많이 피어나있더라고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금 작업하면서
격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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